[칼럼]선거와 민주시민교육 / 강민정 징검다리 상임이사

6.1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방이 온통 자신을 뽑아달라고 구애의 눈빛을 보내는 후보들의 구호와 사진으로 가득하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람들 관심이 65년 만에 찾아 온 남북 평화 기류에 쏠려 선거에 덜 집중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4년 간 지방 살림을 책임질 이들을 뽑는 일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대의제가 운영되는 사회에서 선거는 국민의 주권행사 중 가장 중요한 정치행위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주권을 위임할 이를 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우리 사회 정치 수준을 결정하고, 결국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한다. 따라서 좋은 유권자 되기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촛불 이후 사회 곳곳에서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도와 정치권력 면에서의 민주주의만이 아니라 일상 속 생활민주주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6.13 지방선거 사전선거 투표율이 지난 지방선거의 2배 가까이 이르고 작년 대선 때보다도 높게 나왔다니 시민들의 주권행사 의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 선거에서의 민주주의 문화 실현을 위해서는 과제가 적지 않다.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한다. 선거가 주권자의 존재감을 가장 극명하고 확실하게 드러나게 하기 때문이고, 선거야말로 정치방향과 수준을 결정하는 결정적 제도이기 때문이며, 선거 때야말로 중요한 정치현안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토론되고 그 해법들이 강구되기 때문이며, 현수막과 유세와 방송과 공보물들이 넘치면서 여의도와 청와대에 갇혀 있던 정치가 생활현장 곳곳에서 살아나 축제와 같은 한판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교육기본법 제2조에 명기된 것처럼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목적이라면 학교는 일상적으로 민주시민의 기본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미래 유권자인 학생들의 주권행사 학습과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가장 높은 교육적 효과를 가져 올 실제 출마 후보를 놓고 진행되는 모의선거와 같은 적극적인 교육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 올바른 유권자 권리행사가 가능해진다.

잘못 해석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논리로 학교 안에서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금기시되면서 선거를 교실로 들여오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피해야 하는 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보이텔스바흐 합의 원칙에 입각해 주입과 교화를 금지하고 논쟁성을 재현하며 학생의 이해관계와 결부시켜 생생한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선거교육은 기피대상이 아니라 가장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민주시민교육의 하나다.

우리의 학교는 대부분 교과서 속에서 선거제도를 지식으로 가르칠 뿐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미래 유권자이며 그들에 의해 미래 우리 사회 민주주의 정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선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유권자가 되었을 때 어떤 기준으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우는 일은 민주시민교육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공교육 12년 동안 실제 선거 때마다 학생들이 후보와 공약을 분석해보고 모의선거까지 경험해 본다면 아마도 학습된 유권자들이 성장해 실제 유권자가 되었을 때 우리 선거문화와 유권자 정치참여의식은 한층 수준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

그동안 민주시민교육에서 유권자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교사들이 개인적으로 선거교육을 실천해 왔다. 그러나 이는 결코 교사 개인 차원에서 선택적으로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민주시민교육을 책무로 하고 있는 공교육 전체가 보다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 실시해야 할 일이다. 독일, 미국, 스웨덴, 캐나다, 핀란드, 일본, 코스타리카 등 수많은 나라들에서는 이미 국가 차원에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선거교육을 공식화하여 실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체험형 교육인 모의선거를 2022년까지 전국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우리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서울, 경기, 광주, 충북의 17개 중·고등학교에서 수업과 연계된 모의선거를 제안하여 진행하고 있다. 전국 모든 학교에서 모의선거가 민주시민교육의 하나로 실시되는 물꼬를 트는 일에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앞장서고 있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2년마다 치러지는 선거 때 학교 밖만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도 활발하게 정치토론이 이루어지는 그 날을 앞당기는 징검다리를 놓고 있다. 이후에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놀라워 한 촛불시민의 나라다. 전국 모든 학교에서 모의선거가 이루어져 민주시민교육의 선구적 모범을 보여 또 한 번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놀라워하는 날이 곧 올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