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1운동 100년, 새로운 100년의 교육 / 징검다리 곽노현 이사장

Q1.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회원 분들이 모두 아실 테니 소개 대신 간단한 근황인사 부탁드립니다.

먼저 제 3.1절 특사를 위해 한마음으로 애써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결과는 아쉽지만 함께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든든했습니다. 금년 들어서는 징검다리 못지않게 ‘국회를바꾸는사람들’(국바사) 활동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왔는데요. 세상을 바꾸려면 교육과 함께 국회를 바꿔야하기 때문이지요. 관련 공익광고의 주요 카피를 만드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회원들에게 수시로 의견을 조회했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마다 좋은 의견을 주신 회원들한테도 늦었지만 고마움을 전합니다.

 

Q2. 올해 3.1운동 100년을 맞아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이 생각하시는 한국사회 새로운 100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향후 100년 동안 한국사회와 세계는 인류문명의 ‘개벽세’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전대미문의 변화를 동시적으로 거칠 게 틀림없습니다. 인공지능, 기후변화, 초고령화, 디지털경제, 블록체인기술 등이 세상을 어떤 변화로 이끌고 갈지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입니다. 다만 이럴수록 시민 각자가 주체의 각성을 통해 집단지성으로 변화의 방향과 속도, 폭을 통제할 수 있어야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국가차원의 민주시민교육은 물론이고 지구적 차원의 민주주의와 민주시민교육이 더 필요해질 거라고 봅니다.

늦어도 해방100주년이자 2차 세계대전 종전100주년을 맞는 2045년까지는 한반도에 인구 8천만이 넘는 통일국가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평화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한국은 이미 모두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인권과 삶의 질의 최고 선진국이 돼있을 겁니다. 중러일미 열강의 수중에서 공깃돌처럼 이리저리 치였던 19세기 말의 대한제국과 달리 21세기 말의 한반도 통일국가는 미중러일 열강의 멋진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뜻을 세우고 길을 찾아 나설 때입니다. 다행히 이미 그 길의 초입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Q3. 현재 ‘국회를 바꾸는 사람들’ 상임대표이시며 국회개혁과 관련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회를 바꾸는 사람들’ 활동이 우리 사회 새로운 100년을 만드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지, 그렇다면 어떤 관계가 있는지요?

정치는 교육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입니다. 정치가 중단기적으로 구조와 제도를 바꾸는 힘이라면 교육은 중장기적으로 의식을 바꾸는 힘이지요. 그 정치의 중심에 국회가 있습니다. 국회는 국민대표기관이니만큼 국민을 닮은 모습으로 구성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국민을 닮으려면 국민이 그렇듯이 최소한 네 가지 모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첫째, 국민의 정치성향이 그대로 의석으로 반영되는 ‘민심 그대로 국회’라야 합니다. 나는 이런 국회를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희망국회라고 부릅니다. 둘째,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니까 국회도 여성의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여남동수 국회라야 합니다. 셋째, 국민의 절반이 2,3,40대 청년이므로 국회도 2,3,40대 청년의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청년절반 국회라야 합니다. 그래야 젊은 기상과 젊은이의 처지가 입법과 예산, 정책에 제대로 반영됩니다.

넷째, 국민의 절반이 집이 없으니까 국회도 집 없는 서민의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서민절반 계급균형국회라야 합니다. 이래야 경제민주화가 진척되고 민생경제가 살아납니다. 이렇듯 국민을 닮은 국회가 만들어져 국회에서 다양한 국민대표가 충분한 토론과 타협으로 집단지성을 모아내면 그때 비로소 남성의 나라, 부자의 나라, 노장년의 나라가 아닌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Q4. 지나간 100년 교육에 대해 간단한 평가를 해주신다면? 계승해야 할 긍정적 성과와 극복해야 할 부정적 한계를 말씀해 주세요.

지난100년 우리민족은 근대교육 앞에 누구보다도 열려있었고 누구보다도 열심을 냈으며 보기 나름으로는 누구보다도 성공적이었습니다. 지난100년 우리민족은 민족주의개화교육, 군국주의식민교육, 산업주의효율교육을 차례대로 받았습니다. 해방 이래 74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우리교육은 군국주의식민교육과 산업국가효율교육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약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기본으로 개성과 다양성, 자유와 책임이 함께 익어가는 교육, 특히 창의성과 집단지성, 민주시민성과 세계시민성을 체험 학습하는 교육으로 일대 전환을 서둘러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미 진보교육감시대를 맞이해서 10년 전부터 전환의 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갈 길이 멀고 험하지만 나라의 명운을 걸고 반드시 바꿔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5. 3.1운동 이후 지난 100년 교육과 비교해 앞으로 맞을 새로운 100년 교육의 올바른 방향과 과제는 무엇이 되어야 할지 간략하게 말씀해주신다면?

향후 100년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요. 지난100년이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전개될지 누가 상상했겠어요. 지금은 2,30년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지금 모습의 학교교육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 몰라도 아이들을 가정의 굴레와 한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어떤 조직된 교육활동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국가와 지역사회가 여기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겁니다. 향후 21세기 교육은 창의협동교육, 문예체교육, 생태환경교육, 과학윤리교육, (세계)민주시민교육에 집중해야할 게 틀림없습니다. 다른 건 인공지능 로봇에 맡기면 될 테니까요.

 

Q6. 말씀해주신 과제해결을 위해 교육정책 당국인 교육부와 교육감, 교육주체인 교사와 학부모들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창의인성과 민주시민교육으로 교육패러다임이 일대전환을 요구받는 시점이라 교사와 학부모, 교육당국의 역할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아시다시피 교육주체는 일차적으로 교사입니다. 교사한테는 공감포용능력과 민주시민역량, 영향력에 따른 사회책임의식이 점점 중요하게 요구될 겁니다. 교육당국은 교사의 성장을 최대한 지원하며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과 부모 운에 따른 교육격차가 최소화되는 평등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구요. 학부모한테는 아이 성장을 바라는 만큼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자세가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경우에도 학부모와 교사, 교육당국은 아이의 발달과 성장을 위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가 되어야 하겠지요.

 

Q7. 우리 징검다리도 새로운 100년 교육을 위해 할 일이 있을 것 같은데요. 혹시 그것과 관련해 징검다리 사업으로 계획하고 계신 게 있다면 두 가지만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과학기술은 통융합을 통해 폭발적, 혁명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이에 따라 노동생산성도 증대할 게 틀림없습니다. 남는 것은 제대로 나누는 일이 될 텐데 이건 정치의 고유영역이지요. 노동에서 벗어난 인간이 공동체의 공동선과 공익, 즉, 정치에 눈뜨면 개인과 사회가 모두 건강해지겠지만 그렇지 않고 자기만 아는 정치문외한으로 길러지면 사회와 인간은 모두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파편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1세기 교육이 반드시 민주시민교육, 나아가서 세계시민교육이 되어야 하는 이유지요.

이런 인식아래 징검다리는 첫째, 학교민주시민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의 교육학적 방법론에 대해 교육계 내부의 합의는 물론 사회적 합의를 추동하고자 합니다.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모델로 삼고 있지요. 둘째, 징검다리는 그 합의에 기초해서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법제도적으로 확보하여 교사가 민주시민교육의 주체로서 정치활동과 시민활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경험을 갖게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8.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다들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고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많은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실천과 변화는 매우 더딘 편이지요. 3.1절 100주년이 됐다고 해서 저절로 바뀌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만 여러 모로 과거를 성찰하기 좋고 미래를 내다보기 좋은 때입니다. 이런 때를 놓치지 말고 집단지성을 모아 함께 꿈꾸고 다짐하고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함께 꾸는 꿈은 머지않아 현실이 되는 법이니까요.

무엇보다도 남쪽은 ‘북맹’, 북쪽은 ‘남맹’에서 탈출해서 한반도평화체제를 완성시키며 통일을 향해 한 발짝씩 가까이 다가가는 꿈을 꿉니다. 또한 이를 위해 우선 국회의 여성, 청년, 서민대표성에서 세계1등을 달려 세계1등 민주주의국가를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삶의 질, 경제정의, 쾌적한 환경, 양성평등, 투명성과 반부패와 관련해서 담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측정 가능한 진보를 이뤄내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민주시민의식은 물론 세계시민의식에서도 세계1등 학교를 만들어내십시다. 징검다리도 춤추는 민주주의를 향한 길에서 회원님들과 함께 열심히 징검다리를 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