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소식] 위헌 판결 후 교사의 정치기본권 현주소 (설진성 회원)
위헌판결(2018헌마551)
2020년 4월 23일에 헌법재판소에서 국가공무원법 65조 제1항이 부분 위헌을 선고받았습니다. 어떤 정치단체에도 가입할 수 없도록 막아놓은 상태에서 ‘정치단체’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부분 위헌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 교원은 정당에 가입할 수 없지만 국민경선이나 후원회에 가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유권해석 민원 제기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이 있은 후로 우리 징검다리의 강민정 선생님이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느끼시는 바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동안 징검다리 상임이사를 맡고 계셨다는 이유만으로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정치단체’ 위헌도 나온 마당에 당연히 후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2020년 8월 4일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가공무원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일회적 후원이 가능합니까?”라는 제목으로 질의를 하였습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정치자금법상 국가공무원이 후원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어서 인사혁신처에 두 번째 민원을 2020년 8월 7일에 냈습니다. 당연히 ‘정치단체’가 위헌이 된 마당에 공무원도 당연히 후원이 가능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유권해석을 요구하였습니다.
인사혁신처 응답은 후원 불가
인사혁신처는 2020년 9월 17일에 다음과 같이 저에게 통보를 하였습니다. 좀 길지만 관련 조항들이 있어서 인용해 봅니다.
“국가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국가공무원법」제65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7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2항 제4호에 따르면 공무원은 선거에서 특정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해 기부금을 모집 또는 모집하게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7조 제2항 제5호에서는 동 규정 제1항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어떠한 명목으로든 금전이나 물질로 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자금법」이나 「공직선거법」 등 정치·선거관련 타 법령의 위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국가공무원의 복무 관련 법령에서는 복무규정 제27조 제1항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예: 후원회)에 후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결론은 국가공무원복무규정 27조에 의거하여 후원회는 정치단체이므로 공무원이 후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사혁신처의 입법 발의
인사혁신처는 2020년 9월 25일에 국가공무원법 65조 “그 밖의 정치단체” 문구를 바꾸기 위해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해 놓았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국민참여 입법센터』에 가면 자세한 법률안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금지하는 정치단체의 종류를 아래와 같이 네 종류로 나열하여 놓았습니다.
“①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다.
- 「정당법」에 따른 정당 및 당헌ㆍ당규에 따른 정당의 조직
- 「정당법」에 따른 창당준비위원회
- 「정치자금법」에 따른 후원회
-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운동기구
- 그 밖에 특정 정당 또는 선출직공무원, 법률에 따른 공직선거에서의 당선인ㆍ후보자ㆍ예비후보자 등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
인사혁신처 개정안은 개악법
제가 보기에 정당과 직접 관련된 다른 항목에 비하여 후원회 가입을 금지한 것은 극도로 공무원의 기본권을 제한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 정당 가입을 금지하는 것과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단체 가입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중립은 충족되었습니다. 후원회에 후원금을 납부하는 형태는 매우 간접적인 것으로 공무원의 본분을 해태하거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공무원 개인이 지지하는 정책을 펴는 정치인을 표현하는 소박한 후원금의 형태까지 가로막아서 건전한 시민의 정치참여를 막아서는 것입니다.
- 이미 기부금을 모집하거나 모집을 교사하는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항이라서 국가공무원이 집단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할 수 없습니다. 상급자나 누군가 시켜서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발적인 후원행위입니다. 따라서 후원회에 가입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은 공무원 개인의 사적인 최소한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 교원, 경찰, 소방 등 국가공무원은 각자 맡은 일에서 나타나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으로서 관련 분야의 정책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당연히 있고 이것을 표현하는 것이 건전한 시민정신입니다. 이와 같은 지지 의사를 금전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것마저 금지한다면 직능단체에 참여하지 않는 수많은 공무원의 전문적 의견들은 묻히고 말 것입니다. 특히 교원은 바른 교육정책을 펼치는 정치인을 후원함으로서 간접적으로 교육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습니다.
- 교원, 경찰, 소방 분야와 같은 전문분야에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 의원들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를 만듭니다. 대한민국은 정당정치가 본산입니다. 각 전문분야의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선출직에 나서고자 하여도 그 지지 기반이 되는 공무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을 수 없으니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해서 적어도 후원 행위만이라도 허용해야 합니다.
교사 정치기본권 전망
인사혁신처가 내놓은 개정안은 교육단체의 힘으로 강력하게 저지하여야 합니다. 전교조는 비상식적인 개정안이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상식 있는 시민으로서 교원들이 참정권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번 개정안은 정당 외에 모든 단체에 가입을 할 수 있도록 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ILO의 강력한 공무원의 참정권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의 후원 허용 요구, 문재인대통령의 헌법 발안,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소수의견 등 많은 부분에서 교원의 정당 가입과 자유로운 정치단체 활동을 허가하는 것에 동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교원은 신분이 아니라 직무로서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에 공무 외 개인 시민으로서 정당에 가입할 수 있고 후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 회원여러분도 관심을 가지고 지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원이 아니신 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회원선생님들께서는 『국민참여 입법센터』에 접속하셔서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소(클릭)에서 많은 반대의견을 남겨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