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과 선박회사에 책임을 돌렸다. 안전교육에 문제가 있는 듯이 학교에는 안전교육 강화를 지시하였다. 하지만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다른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었다.
독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독일 학교에서는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지킨다는 전제로 학생들 간의 치열한 토론수업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다루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언감생심 그런 수업을 할 수가 없다. 이것이 독일의 강고한 민주주의와 우리의 취약한 민주주의의 차이이다.
2016년 겨울 전국에서 수백만 민주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소규모의 반촛불집회가 열렸다. 독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당연히 토론수업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못했다.
특권학교와 일반고 문제, 수월성 주장과 평준화 주장도 선거 때마다 이슈가 되지만 정작 자신들의 삶과 너무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생들은 이 문제들을 가지고 수업시간에 토론을 할 수가 없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존중하는 독일을 비롯한 많은 교육선진국들은 당연히 수업 시간에 토론 주제로 삼을 수가 있는데도 우리는 하지 못한다.
교육 현장에서의 정치적 중립이란 정치권력, 행정권력, 교사의 평가권력 등 어떤 권력도 학생을 정치적으로 세뇌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 자유로운 토론까지 막는 것은 아닌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다. 그러면서 정치권력은 교육과정, 교과서, 행정적인 지시 등을 통해 독점적으로 학생들을 세뇌시켜 왔다. 그래서 민주공화국의 국민들이 헌법상 주권자의 권리를 망각하게 하고 그들을 왕조 시대의 신민처럼 만들려고 했다. 민주주의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거나 이렇게 교육이나 언론을 비롯한 여러 경로로 세뇌된 사람들이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촛불혁명을 거부하고 반촛불집회에 나서는 모습을 우리는 보았다.
나찌를 등장시킨 독일도 그랬다. 국민들을 세뇌하여 “하이! 히틀러!”를 외치게 했다. 패망 후 전체주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거부했지만 분단국이 되면서 우파와 좌파가 극단적으로 대립하게 되었다. 권력을 차지하는 정파에 따라서 학교에서는 또 다른 세뇌의 우려가 생겼다. 사회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도 갈등과 분열이 확대 재생산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1976년에 독일의 우파, 좌파, 중도파 정치교육학자들이 보이텔스바흐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심도 깊은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정리한 것이 후일 보이텔스바흐 합의라고 명명된다. 이를 통해 독일의 민주시민교육(그들은 정치교육이라고 한다)이 매우 발전적으로 정착하게 되고 독일국민들의 민주시민역량이 고양됨으로써 수많은 사회갈등 사안들이 지혜롭게 조정되는 확고한 민주사회와 통일독일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이 합의에 의하여 현재 사회에서 논쟁적으로 전개되는 정치적 사안이나 사회문제들을 교실 내에서 토론수업의 주제로 삼기가 용이해졌다. 학생들은 비로소 민주사회를 만들어가고 지키는 확고한 주체로서의 민주시민이 되고 그러한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업을 할 때에는 일방적인 의견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원칙이 수립됨으로써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있어왔던 정치권력에 의한 세뇌작업이나 사회 일각의 이념교육에 대한 우려도 불식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자기 자신의 이해관계에 기초하여 정치사회문제를 생각하게 함으로써 참여민주주의와 숙의민주주의의 일원이 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네 분의 전문가가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니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이 책에서는 보이텔스바흐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의 독일의 상황을 소개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의 상황과 유사하여 현 시점에서 이 책의 출판은 국민이 주권자로서 확고하게 서고자 하는 촛불혁명의 완성을 위해서도 매우 큰 의의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 합의를 교실수업에 적용할 때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과 한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촛불혁명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촛불혁명을 통해 고양된 민주시민 의식은 교육을 통해 보다 확고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될 때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더 이상 국민을 세뇌하여 신민화하려는 일부 반민주세력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완성될 것이다. 민주시민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매우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며 우리의 민주화 역사에 큰 공헌을 한 책으로 기록될 것이다. 책의 출판을 축하드리며 이 나라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강력히 권한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모든 교육선진국이 채택한 민주시민교육의 지침이다.
(이) 책은 민주시민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우리 사회에 적시에 주어진 보물이다.
(텔)레비전을 비롯한 대중매체에서도 이 책의 주제가 반드시 또 자주 다루어져야만 한다.
(스)스로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인의 자리에 확실하게 앉기 위해서는
(바)로 이 책을 보고 소개하고 가정, 학교, 사회에서 적용하여야 한다.
(흐)뭇한 민주사회가 펼쳐질 것이다.
(합)당한 민주사회가 펼쳐질 것이다.
(의)로운 민주사회가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