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교육공동체 곽노현 이사장님 2018 송년사

2018년을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며

 

어김없이 연말이 왔습니다. 금년 한해 소망하고 계획하신 바를 풍성하게 수확하셨는지요? 회원님 한 분 한 분 모두가 예외 없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신 한 해였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징검다리도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에 힘입어 나름대로 성장했던 한해였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징검다리를 믿고 아낌없이 후원해주시는 모든 회원님들께 먼저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역사적인 한해였습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평화국면이 기적같이 조성돼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줄지어 열렸습니다. 덕분에 “이제 멀다고 생각하면 안 되갓구나”라는 말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게 됐습니다. 당분간 김정은 답방과 비핵화, 제재완화를 놓고 줄다리기국면이 계속되겠지만 남북미 간에 봇물 터진 도도한 평화의 물길은 이미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저도 금년 봄 ‘대륙학교’에 등록해서 한반도평화와 유라시아 대륙의 정세 변화에 대한 12회 강좌를 수강하며 한반도 평화와 시민들의 대륙성 회복을 꿈꾸고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과 북이 협력해서 경의선과 동해북부선을 연결하고 서울역을 국제역으로 바꿔냄으로써 우리젊은이들이 한반도 북녘은 물론 유라시아대륙을 자유롭게 누비는 ‘오래된 미래’가 다시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민주시민을 길러내라는 교육기본법의 명령은 이때야 비로소 실현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정치로 눈을 돌리면 2018년은 지리멸렬한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적폐청산과 제도개혁, 양극화해소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양극화는 더 심화됐습니다. 그 결과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율이 최고85%에서 45%로 떨어졌고 지난주 여론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능가하는 이른바 데드크로스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각별한 각오가 없이는 쉽게 돌파하기 어려운 국면이지만 우리국민이 여기서 주저앉을 리 없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곧 4년차를 맞이하는 징검다리의 금년 한해 성적은 어땠을까요? 징검다리가 2016년 첫해에 민주시민교육 전문단체로서 가능성을 봤다면 2017년에는 가능성을 확인하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습니다. 덕분에 단체재정이 튼튼해졌습니다. 2018년에 호흡을 조정하며 회원님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징검다리는 만3년이 지나는 현재, 외부의 공신력과 평판,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회원님들 덕분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셈입니다.

지난1년 동안 90분이 새로 후원회원이 되셨습니다. 현재 징검다리의 후원회원 수는 총 515명입니다.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아직 안정적인 조직운영에는 많이 모자랍니다. 적어도 1천명의 후원회원이 계셔야만 안정적으로 월1천만의 운영자금을 마련해서 상근활동가 급여와 사무실 운영경비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민주주의와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전문적 학습공동체이자 정책공동체, 그리고 운동(캠페인)공동체로서 학교와 사회에서 민주시민교육의 수준 높은 제도화를 이끌어냄으로써 자칫 방전되기 쉬운 민주주의를 강력하게 충전하는 데 목표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징검다리는 직접 민주시민교육도 수행하지만 그 효과가 수강생을 넘어 사회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정책적, 제도적 전략캠페인에 더 방점을 찍습니다.

아시다시피 전략캠페인은 자체 재원이 튼튼하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습니다. 국가나 지자체, 기업은 자기들의 전략캠페인에 돈을 댈 뿐 징검다리의 전략캠페인에 돈을 대진 않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서 회원님들 한분 한분께 주변에서 한분씩만이라도 후원회원을 확보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그래야만 징검다리의 중장기적 지속가능성과 사회공헌도가 증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 징검다리의 한 해를 되돌아보면 성과도 적지 않고 아직 풀어야할 숙제도 적지 않습니다. 연초에 설정했던 몇 가지 전략목표 중 15개 중고교의 3천3백 명 가까운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과정 연계형 모의선거는 성공적으로 해내 학교민주시민교육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5개 중학교의 특활동아리를 한 학기동안 꾸준히 지도해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모의 청소년의회도 해당자치구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았습니다. 교육프로그램으로는 문화예술 실기교육 중심의 학부모대학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만들어서 교육청과 수강생들이 몹시 만족해하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2017년 여름방학부터 징검다리의 핵심프로그램으로 부각된 혁신교육 교사연수프로그램도 계속해서 찬사를 받으며 진행 중입니다. 그밖에도 시민협치 및 행정혁신 프로그램 기획, 진행으로도 나름 명성을 얻어서 자치구로부터 의뢰가 끊이지 않습니다. 연구조사용역사업도 주로 징검다리의 전략사업과 관련해서 진행하며 나름 실력을 키워왔습니다.

안타까운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창립 이래 지속적 전략사업으로 중점을 둔, 학교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사회적합의 추진사업과 교원정치기본권 확보사업, 알파고시대의 미래교육사업에선 금년 한해 특기할만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연초총회에서 포부를 말씀드렸던 교육팟캐스트 상시 운영과 시민정치학교 상시운영 등 2018년 신규전략사업도 수요층이 많지 않고 실무역량도 달린다는 이유로 해내지 못했습니다. 한시도 약속을 잊지 않고 틈새를 노렸지만 결과적으로 빈말로 그쳐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회원사업은 비교적 활성화에 성공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봄가을로 1박2일 회원소풍을 다녀온 게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참가회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그밖에도 징검다리 영화방 사업이 모범적으로 진행돼왔습니다. 김상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은 바 큽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조직진단워크숍을 신좌섭 교수님 지도를 받아 하루 종일 진행했던 것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신 교수님은 당시 징검다리의 SWOT를 파악하고 장점과 기회를 키우기 위해 내부의 집단지성을 어떻게 작동시켜야하는지 훌륭한 전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당시 첫 번째 주문사항으로 모아졌던 것이 회원활동 강화였고 그에 따라 하반기에는 회원활동이 부쩍 강화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회원들을 위한 공동학습과 친목도모 성격의 각종 모임, 특히 회원들의 자생적 학습동아리 결성과 활동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하나 특기할만한 사항이 있습니다. 징검다리가 엄청난 분을 홍보대사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을 두 발로 가로질러 질주한 최초의 세계사적 인물, 강명구 평화마라토너가 그분입니다. 징검다리 단톡방에는 현재 ‘강명구의 유라시아 평화, 모험, 사랑이야기’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강명구 홍보대사님이 길 위의 대륙학교에서 발바닥의 귀로 듣고 온 정신과 필력을 다해 쓰신, ‘아라비안나이트’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강명구의 유라시안나이트’를 연말연시 선물로 회원님들께 드립니다.

아무쪼록 남은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한반도 평화몽과 유라시아 대륙몽을 가슴에 품으며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기 빕니다. 금년 한해 내내 회원님들이 함께해주셔서 든든하고 행복했습니다. 새해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2018년 12월 28일 곽노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