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금강요정 김종술님과의 인터뷰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면을 통해 징검다리 회원님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저는 충남 공주에서 살아가는 김종술입니다. 이름 없는 지역신문 기자로 살다가 지금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에 걸쳐 4대강 사업이 시작된 2008년부터 1년에 340일 정도 강으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4대강 현장에서 물고기 떼죽음, 녹조라떼, 큰빗이끼벌레,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를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금강에서 활동하지만, 1년에 3~4차례 정도는 10여명의 특별취재팀을 꾸려 낙동강, 한강, 영산강을 취재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쓴 4대강 기사만 1600건 정도로 강 외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입니다.

Q. ‘금강요정’ 별명이 어떻게 생기셨나요? 마음에 드시나요?^^
네, 4대강 사업이 끝나고 2012년 금강에서는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습니다. (충남 부여군) 백제보 상류에서 발생한 집단 폐사는 10일간 지속되었습니다. 작업자들이 수거해 강변에 쌓아놓은 마대자루를 헤아리고, 물고기 숫자를 헤아렸는데요. 제가 보고 만졌던 폐사한 물고기만 60만 마리 정도였습니다.
첫날 물고기 수백마리를 수거하고 돌아서면 다음 날 같은 장소에 수천마리가 다시 떠오르고 다시 수거하면 수만마리로 늘어났습니다. 3일째 되는 날부터는 강물이 젓갈 국물로 변하고 사체에서는 구더기가 생기면서 10여 일간 지속됐으니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금강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매일같이 기사를 썼는데요.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냐”는 등등의 많은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무작정 저에게 전화해서 심한 욕설을 퍼 붙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악플이 다 사라지고 물고기 떼죽음에 대한 동정론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예전 저와 같이 인권 공부를 같이했던 카이스트 학생이 “당신들이 말하는 김종술은 쓰레기가 아니다. 그 사람은 금강을 사랑하는 요정이다”라고 제 비난 댓글에 글을 올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금강요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지역 기자로서 별명을 들을 때마다 용기가 생기고 강에 대한 애착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Q. 4대강 사업 이후 10여년이 흘렀고 작년에는 ‘세종보’와 ‘공주보’ 가 개방되기도 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나요?
지난해 시궁창으로 변한 금강의 수문이 개방되었을 때 사실 눈물을 흘렸습니다. 촛불이 세상을 바꿨고 들불로 퍼져나갔다는 생각에 한없이 기뻤습니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도 받았습니다. 강물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펄층이 씻기고 크고 작은 모래톱이 곳곳에 생겨났습니다. 물고기들이 첨벙거리며 산란을 하고 왜가리, 백로, 물떼새들이 고라니, 너구리, 수달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기쁜 마음에 강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성급함에 혼자 보기 아까워서 사람들을 강으로 불러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정치인과 몇몇 사람들의 선동에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농부들이 보 수문을 다시 닫아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이용당하고 있습니다. 도심에 수문개방을 반대하는 수백장의 현수막이 걸리고 집회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은 수문이 열린 상태지만, 언제 다시 닫힐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강변을 헤집고 다니는 날이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Q. 4대강 사업에 선정된 한강, 낙동강, 영산강, 그리고 금강의 다른 지역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환경부 기획위원회 4대강조사평가단은 지난 2월 22일 세종보 철거, 공주보 공도교 유지 수문 부분해체, 백제보 상시개방, 영산강 죽산보 철거, 승천보 상시개방이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12월에 낙동강과 한강의 보 처리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4대강조사평가단 축소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상시 개방하기로 했던 곳도 여전히 수문이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7월 국가 물관리 위원회가 발족하고 보 처리방안이 발표된다고 하는데, 현재로선 어떻게 될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백지장 상태입니다.

Q. 4대강 회복까지는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전문가들은 보 해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강이 복원되기까지는 10년, 20년을 말하고 있습니다. 더 멀게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4~5년에서 10년이면 강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문을 연 것만으로도 금강에서는 펄층이 사라지고 모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개방된 곳에서는 담수호에 서식하는 붕어, 잉어, 등 담수성 물고기가 줄어들고 유수성 어종이 증가하고 작지만 재첩 등도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상류와 하류의 표고차가 높아서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보가 해체되고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 된다면 머지않아 사람들이 찾아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리라 생각합니다.

Q. 징검다리 회원분들과 나누고 싶은 얘기 있으시면 한 말씀해주세요.
한 해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약 3억 4800만 톤이라고 합니다. 세계자연기금은 한 사람이 매주 약 5g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신용카드 한 장과 같은 양입니다. 우리가 너무 편한 삶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편해질수록 자연은 훼손되고 망가질 것이며 우리는 병들고 죽어갈 것입니다.
혹자는 22조원이나 들여서 만든 4대강을 더 두고 보자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강의 복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물 중 30%, 40%는 영원히 사라지게 됩니다. 자연은 일회용이 아닙니다. 가까운 산과 강에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우리의 산과 강이 얼마나 아파하는지,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주변 분들과 토론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