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춘 교수 (성공회대학교 사회융합자율학부 및 NGO대학원 교수)

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성공회대 사회융합자율학부 및 NGO 대학원 교수입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소속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고, 교육부의 학교민주시민교육 정책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민주시민교육 자문위원도 맡고 있습니다.

 

2. 최근 인헌고사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미 학교현장에서는 수십년 동안 계속되어 온 일들이고 지금도 작게 크게 여러 학교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입이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학부모나 외부에 이런 사실을 알려서 언론에 보도되는 방식으로 일이 벌어졌다면 이번에는 일부 학생들이 적극적인 항의를 하고 외부의 정당과 단체가 개입하여 일이 커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학교가 자체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나 외부에서 문제를 삼아서 일이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3. 인헌고 사태의 발단이 되었던 ‘학생수호연합’ 학생과 같은 친구들이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국의 크릭보고서에는 인권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교사가 중립적인 것이 오히려 나쁘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는데 교사입장에서는 이런 학수연 학생들 같은 학생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보시기에 어떤 교육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학생들이 특별히 좌우 이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한국은 그럴 정도로 자기 생각을 정립할 수 있는 조건도 되지 않습니다. 단지 과거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훨씬 강해졌고, 학업과 사회적 가정적 스트레스, 여성들에게 특별대우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성혐오 경향의 남학생들이 특히 많아졌으며, 이러한 성향 때문에 극우의 주장에 즉각 공명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의 극우청년들과 유사한 행태틀 보이는 사람들이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 징후가 이번 인헌고 사태에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아직 자기 생각을 충분히 형성하기 이전 단계에 있다는 교육적 전제를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지 이들이 외부의 선동이나 주입에 의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학생들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도 인내를 갖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학교에서 정치교육을 하는 것을 문제라고 보고 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사실은 사회, 도덕과목 등의 교과서 자체가 이미 정치교육을 하는 셈이지요. 정치는 피해야할 영역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고 삶입니다. 사람이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입장이 없는 것이 오히려 문제입니다. 단 아직 생각이 정립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특정 정당이나 정파. 이념이 일방적으로 주입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 교육은 정치와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과도한 편견이나 근거없는 주장이나 선동이 교육의 장에 들어와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교사나 교실이 정치적 진공상태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정치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정치교육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사실 기성, 주류, 지배세력의 사고에 도전하는 것을 모두 정치라 공격합니다. 가장 노골적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인헌고 문제를 이슈화한 언론과 정당, 시위를 하는 극우단체들입이다.

 

5.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가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사실 별 내용이 없는, 교육주체들이 최저선의 지켜야 할 내용을 명시한 것에 불과합니다. 상식적인 것이나 상식이 통하지 않으니 최저선으로 합의를 한 것입니다. 전쟁을 겪지 않았던 독일이니 그 정도의 합의라도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전쟁을 겪었고 아직도 분단 상태에 있으며, 법을 어겨서라도 자신이 지목한 적은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세력이 여전히 건재한 한국에서는 이 정도의 합의도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언론이나 시민사회가 최소한의 자정능력이 있어야 하고 범죄를 저질렀으면 사죄를 해야하는데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한국에서는 그 정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어렵습니다. 어쨌든 한국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전교조와 교총이 대화를 해야 하고, 과연 보이텔스바흐 합의 정도의 내용을 준수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할 것입니다. 교육단체가 어렵다면 진보 보수 사회단체가 만나 대화를 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6. 끝으로 징검다리 회원분들 또는 교육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얘기 있으시면 한 말씀해주세요.

여러 지향을 갖는 교육 시민단체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징검다리는 교사단체인 전교조가 해내지 못하는 역할을 교사, 학부모, 그리고 시민의 입장에서 수행해온 중요한 사회단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시민들은 자신이 학부모일 경우에는 교육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갖다가 자녀들이 졸업하면 완전히 잊어버립니다. 이것은 매우 왜곡된 주체화라 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학생일때도 자녀의 먼 미래와 사회의 미래를 위해 교육을 생각하는 시민의 교육주체화가 시급합니다. 징검다리가 그런 역할을 해 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