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학교민주시민교육 _ 이봉학 (부용고등학교 교사)

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의정부 부용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역사교사 이봉학입니다. 저는 징검다리 회원이고, 참여소통교육모임과 경기교사노조에서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그리하여 세상 모든 선생님들이 행복한 학교”를 꿈꾸고 있습니다.

 

2. 지난 2월 6일 선거관리위원회의 학교모의선거교육 불허 결정 이후에 논란이 뜨겁습니다. 선관위의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처음 선관위의 발표를 보고 제가 잘 못 본 줄 알았습니다. 선관위의 주요한 업무가 공정한 선거관리와 함께 선거에 대한 시민교육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한 선관위가 선거 시민교육의 가장 효율적이자 합리적 방법인 학교모의선거교육을 불허했다는 것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으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선관위가 보기에는 우리 교사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러한 인식이 아이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있는 교사입장에서는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3. 지난 선거 때, 모의선거교육을 진행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모의선거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었는지요?

처음 모의선거교육을 준비하면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제가 근무하고 있던 학교는 아이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고, 철이 없는(?) 아이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모의선거교육에 전혀 흥미를 못 느끼면 어떻게 하나 또는 장난으로 선거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진행을 했는데 막상 수업을 진행해보니 저의 이러한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어떤 수업보다도 모의선거교육에 관심과 흥미를 가졌고, 실제로 진행해 본 후보자들의 공약분석이나 모의선거에서도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날카롭고 냉철한 시선으로 합리적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의선거교육이 없었다면 아이들은 선거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이 사회에 나가게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게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의선거교육을 실시하고 받은 아이들의 피드백을 보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만 여겼던 선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나중에 실제 선거에 참여할 때 보다 더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4. 선관위는 공무원인 교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학교모의선거교육을 금지하였습니다. 선관위의 이런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선관위의 눈에 저희 교사들이 그렇게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보인다는 점이 저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적어도 저와 제 주변의 교사들은 교육자이지 선동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관위의 논리라면 교사는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또한 아이들의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개입되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교사들이 과연 아이들에게 무엇을 교육할 수 있을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요즘 아이들은 여러 가지 미디어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역사적인 사건이나 사회적 현상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만나다 보면 한쪽으로 편향된 시각을 미디어로 학습한 상태로 객관적인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 또는 음모로 인식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저는 오히려 학교교육에서 아이들에게 선거교육을 실시하여 사회현상에 대한 객관적이고 편향되지 않는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5. 4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총선 연계 선거교육을 계획하고 계신지요? 최근 선관위의 금지조처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와는 여건이 바뀌었는데 혹시 선거교육을 하신다면 어떤 교육방법을 진행할 계획이신지요?

제 개인적인 바람은 이번에도 모의선거교육을 실시하고 싶습니다. 지난번 경험을 통해 모의선거교육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학교 교육과정의 특징상 모의선거교육을 실시하려면 동학년 동교과 선생님들의 동의와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모의선거교육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모의선거교육이 금지된 상황에서 저 혼자라면 문제가 없지만 동료 선생님들께 리스크를 함께하자고 제안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의 금지조치가 극적으로 철회되어 모의선거교육이 가능하다면 제 담당교과인 역사와 연계된 모의선거교육을 실시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모의선거교육과 연계하여 ‘광복직후 가상 대통령 선거’라는 주제로 광복직후 대표적 인물들을 선정하여 가상의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고, 당시 시대상황과 역사적 사고력 등을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싶습니다.

 

6.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이번 선관위의 학교모의선거금지조처가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해 헌법소원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직접 모의선거교육을 진행 보신 입장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징검다리의 헌번소원에 동의하고 응원합니다. 제가 경험한 모의선거교육은 학생들의 민주시민역량을 함양하는데 있어 최적의 교육과정이었고, 저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수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제가 존경하는 교육자인 우치다 선생님의 ‘어른 없는 사회’를 읽으며 ‘사회수선’이라는 개념을 접하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회적 이슈를 극단적 방법인 아닌 현실적인 부분부터 차근차근 바꿔가자는 생각인데 저는 우리 사회의 여러 난맥 해결에 모의선거교육만큼 사회수선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선관위가 모의선거교육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금지조치가 철회되기를 소망합니다.

 

7. 끝으로 징검다리 회원분들 또는 교육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얘기 있으시면 한 말씀해주세요.

제가 내성적인 성격에다 가지고 있는 역량에 비해 발을 걸치고 있는 사업이 많아서 적극적으로 징검다리교육공동체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징검다리에서 추구하는 이상과 추진하는 사업에 동의하고 응원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징검다리 회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저도 역량이 되는대로 최대한 힘 보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