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식지 34호 ‘의료와 교육 – 전교 1등의 명암’ 전공의 인터뷰

인터뷰 및 정리 : 박인희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분의 요청으로 익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징검다리: 반갑습니다. 인터뷰 제안을 수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언제, 의료인(의사)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을까요?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을까요?

전공의: 자기소개서에 쓰는 버전도 있긴 한데(웃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특별히 큰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책을 더 많이 좋아했고, 이타적인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소망이 조~금 있었어요. 책을 읽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보며 감명을 받았고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병원에서 했는데 그때 좋은 경험이 컸지요. 그래서인지 고2, 3 치열하게 진로에 고민하며 반항의 시기(웃음)를 겪은 후 문과에서 이과로 전과를 했고, 기초의학을 공부하고 의학 전문대학에 진학하며 의사가 되었지요. 아! 그런데, 지금도 문·이과가 나뉘어있나요?

 

징검다리: 인생에서 엄청나게 큰 결단을 고등학교 때 이미 하셨네요. 그런데 전공 적합성이라는 것도 있어서 결단만큼 쉽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멋진데요. 돌이켜보니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되시나요? 아! 현재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진로와 진학하다 보니 표면적으론 문·이과를 구분하진 않습니다.

전공의: 사춘기에 반항하듯 한 결정이었던 것도 같은데요~(웃음) 생각해보면 잘한 선택 같아요. 환자분들 진료할 때 통하는 느낌 받을 땐 너무 좋고, 힐링도 되고 보람되거든요, 오히려 일 안 하고 있을 때 조금 우울한 거 보면 의사 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징검다리: 어떤 점에서 의사로서 보람과 힐링을 느끼시나요?

전공의: 제가 열심히 자주 환자분들 들여다봤을 때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지고 환자분들도 기뻐하고 그런 게 교감 될 때 뿌듯하고 좋아요.

 

징검다리: 이해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료과정 1차, 기초 진료에 대한 부분이 취약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졸업 후 개원의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학에서는 1차 진료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배우나요?

전공의: 사실, 그런 걸 배울 시간이 없어요. 뛰어다니면서 아침, 점심, 저녁도 제대로 못 먹고 36시간을 꼬박 뛰어다니며 일만 할 때도 있으니까, 그래서 동기들 보면 항상 화가 나 있어요~

내 몸이 여유롭고 컨디션이 괜찮으면 지나갈 수 있는 일도 있는데 몸이 너무 지쳐 있는 거죠. 새벽 5시에 출근해서 꼬박 일하고 그다음 날 저녁 다섯 시까지 36시간 계속 일하고, 새벽 2~3시에 계속 전화 오고 가는 일상이 반복되죠. 쉬고 그다음 날 새벽 다섯 시에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예민해질 수밖에 없죠. 사실 화가 안 나 있는 게 더 신기한 일인 것 같아요.

인턴 때는 정말 힘들고, 전공의는 과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조금 편하게 돈 많이 버는 과를 선택하려고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나쁘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징검다리: 어떤 전공을 선택하셨어요?

전공의 : 흉부외과 전공의예요.

 

징검다리: 흉부외과는 수술과 중환자들이 많아서 선호하는 전공이 아닌 거로 아는데, 사실 피하는 분야 아닌가요? 어떤 계기로 흉부외과를 선택했나요?

전공의: 하하.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재미가 있었어요. 인턴 기간에 흉부외과도 돌았는데요 환자, 중환자, 수술방 들어가는 것들이 좋더라고요. 수술해야만 살 수 있는 사람, 생사에 승부수를 걸며 뒤엎는 시간이 긴장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징검다리: 도전하는 것 좋아하시나 봐요~

전공의: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해요. (하하)

 

징검다리: 전공 선택 시 꺼리고 선호하게 되는 차이는 어떤 것일까요? 사회적 보상이라던가 처우, 의료환경, 심리적 만족도 등 다양한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전공의: 저도 경험이 많이 없고 또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병원도 그간 전공의가 없었기에 물어볼 수 없고…. 주변에서 반대하긴 하죠. 부모님 괜찮다고 하는지, 가학적인 선택을 하는 거 아니냐 인생을 바칠 준비가 됐냐 이렇게 만류하기는 했었어요. (하하)

최근 더 많아지는 트렌드는 QOL (quality of life –어떻게 하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를 중시하는 사고방식) 삶의 질이에요. 이번에도 인턴 40명이면 대략 15명 정도가 1지망으로 마취과를 지원했어요. 정시퇴근하고, 퇴근해서 잘 수 있고, 당직 숫자가 많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을 선호하는 걸 나쁘다고 말할 수 없죠.

 

징검다리 : 퇴근해서 잘 수 있다…. 그러게요. 당연한 건데요~ 어떤 과가 중요하다거나 필요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이렇게 특정 과로 편중되는 것은 의료 혜택을 받아야 하는 국민 처지에서는 좀 걱정되고 그렇기는 해요.

전공의 : 예전에 인기 있던 과들도 의료수가가 변하거나 나이라던가 사회변화 따라서 고려하면 나중에 인기가 없어지기도 하고 그렇죠. 이제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 같아요. 한가지는 삶의 질, 또 하나는 힘들게 노동을 하는 만큼 물질적 보상이 있다면 조금 참고하는 거죠, 이를테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분들이 좀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내가 지금은 힘들지만 개원하거나 아니면 다른 일을 했을 때 그만큼 물질적 보상이 있으니 참고 견딜 수 있어 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거든요.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선택을 하지만 수가에 따라서 계속 변하기 때문에 한때는 막 우르르 몰렸다가 빠졌다가 기피하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되죠.

환자분들에겐 큰 문제이긴 한데 제도 부분은 참 어려운 얘기인 거죠. 그런데 교육받는 학생들, 전공을 지원하는 사람 처지에서도 내 평생을 두고 할 직업이고 사실, 보람차고 가서 즐거운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은데 이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일단은 잠잘 수 있는 거, 돈으로 보상을 받는 것으로 선택을 해야 하니까 선택한 그 개인의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징검다리: 교육과정 안에서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과목이나 프로그램들이 있나요?

전공의: ‘의료 인문학 교실’ 등이 있긴 하지만 시험 등 힘들다 보니까 그런 과목은 좀 소홀하게 하는 게 사실이에요. 어떻게 보면 인문학, 철학이 바탕이 되는 건데 다들 지쳐 있고, 그러다 보니 교수님들도 열의를 가지고 수업하기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요.

 

징검다리: 교육과정 안에 배워야 하는 것들이 어렵고, 집약되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이런 고민이 녹아든 과정은 언제가 적당할까요? 전공의를 결정한 후에 돌이킬 수 없기도 하고요~

전공의: 글쎄요. 의대로 보면 6년 중 2년 예과 시절엔 놀아도 좋고, 4년만 고생하면 된다. 이런 마음들이 있기도 하니까 시간문제로만 볼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과 관점은 평생을 걸쳐서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읽었던 책과 경험과 고민이 계속 축적됐고, 어떻게 보면 선택하는 시점만 한 시점인 거지요. 교육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사실 뭐 인문학적 그런 것들이 계속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뭐, 의대 때만 갑자기 의료 인문학을 넣고, 직업윤리 과목 넣는다고 될까요? 평생 해보지 않던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되는 것도 아닐 거고요. 물론 그렇게 해서 변하는 친구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갑자기 그동안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는데, 대학교 수업 한번 들었다고 하는 학생이 얼마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아까,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다.’ 그런 얘기 하셨는데 오히려 저는 좀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사실 내가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만두고 다른 의미 있는 활동 찾아서 갈 수 있는 그런 고민을 다 같이 좀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주변을 보면 그동안 공부 잘해서 이렇게 쭉 왔기 때문에 예상되거나 정해진 경로에서 이탈하는 거에 아주 큰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고, 실제로 압박감에 자살하는 예도 있거든요. 삶이라는 것이 다양한 경험과 과정들이 녹아있는 건데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주변을 돌아보고 인문학적인 공부를 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런 철학적인 고민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와~ 이렇게 말하고 보니 전체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진짜 할 얘기가 너무 많을 것 같아요.

 

징검다리: 그렇죠. 경쟁 위주 사회, 다름을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시도를 지원하지 않는 구조가 뼈저리게 다가오네요. 의료 공공재, 공공성에 대해 질문할게요. 이번 단체행동을 경험하며 의료인(특히 의사들이요)이 갖는 공공재, 공공성과 시민들이 같은 의료 공공재, 공공성 개념이 다르게 느껴졌어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과 받는 측 개념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의료 공공재, 공공성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공의: 저도 이번에 이제 단체행동 겪으면서 얘기 많이 해봤는데요. 의료 공공성 자체에 대해서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의료 공공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주변에서 아플 때 병원에 못 가본 적이 없다 보니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는 쉽게 진료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실제로 지방은 의료 접근성 떨어지고,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거든요. 그런 거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거나 실제로 이렇게 피부에 와닿게 경험이 적으니 인정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게 깊게 고민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의사가 공공재’ 약간 물건인 것처럼? 막 써도 좋다고 말하는 부분이 기폭제가 되었고 집행부에서 그렇게 몰고 간 그런 느낌이 있어서 그러나 통계나 조사가 정확한지 모르지만, 의대, 의전 나온 사람들 경제적인 수준이 상위권이다 보니 국민의 정서와 같다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징검다리: 단체행동 후 내홍이 클 것 같아요. 병원 현장에서 전과 후가 조금씩 달라진 게 있나요?

전공의: 저는 단체 행동에 참여하지 않아서 걱정했었어요. 단체행동 시 가장 힘들고 속상했었던 것은 존경하던 교수님이나 선생님들께서 하신 발언들이었어요. 막상 동료들이 병원으로 돌아왔을 때, 참여하지 않는 저에게 따돌림 같은 건 전혀 없었고. 오히려 혼자서 고민 많았겠다. 혼자 일하느라 힘들었겠다는 이런 얘기들이 많았어요. 코로나 때문에 정신없이 현장은 바쁘게 돌아갔지요.

전공의 단체 행동은 그동안 일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아, 이렇게는 진짜! 진짜! 못 하겠어’였거든요. 돌아왔을 때는 사실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다 보니 ‘이렇게 단체행동하는 거 말고 주 80시간 전공의법’ 그거 지켜 달라고 하면서 80시간 파업을 할 걸 그랬다. 80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엔 안 하는 그런 파업 했으면 국민도 지지해주고 우리도 괜찮았을 텐데, 이게 뭐야? 이런 분위기와 말들이 단체행동 마지막엔 좀 있었기도 했고요.

그런데 일하는 현장에 복귀한 저희(전공의)와 학생들 분위기랑 조금 다른 것으로 압니다.

 

징검다리: 주 80시간만 일하게 해달라니. 많은 부분은 병원에서 헌신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한 접근이 아닌 단체행동으로 풀려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전공의: 그런 부분도 있죠. 현재 수련하고 일하는 환경에 관해 얘길 해야 했는데, 단체행동을 그렇게 풀고 간 부분에 대해서 비판이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징검다리: 의대와 의전을 진학한 분들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것이다. 이런 기대치가 있거든요. 대한민국 최고 지성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안에 대한 본질 파악과 대응을 단체행동으로 풀어가나 싶었는데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세요?

전공의: 아직도 고민이에요. 매일 일만 하고 별로 사회 문제에 깊게 고민해보거나, 비판적으로 다뤄보기 어렵거든요. 무엇이 문제지? 나는 어떤 관점, 목소리를 내야 할지, 그런 것에 대해서 고민해 본 경험이 많이 없었던 거죠. 입시 공부를 잘한다고 문제 해결을 잘한다거나 일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잖아요.

의대, 의전은 대체로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공부만 하느라고 다른 것에 대해서 경험이 별로 없다 보니 문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전체적으로 보는 면은 부족하다고 봐요. ‘공공’에 대한 말이 나올 때마다 집행부에서 ‘공공 게이트’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 우르르~~~ 몰려가는 걸 보면서, ‘아 집행부가 저걸 한다고 저렇게 동화되어서 하나? 진짜 이런 걸 몰라서 그런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리고 자신들 기득권이나 앞으로 나아갈 사회에서 이익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거부하고자 하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해결방식이나 접근 방식이 달라서 어떻게 봐야 할지 저도 고민이 많아요. 몰라서 그런 부분도 있겠지~라고 생각해서 동료들과 얘기를 많이 하는데, 어느 순간엔 ‘아! 그냥 어떻게 보면 출신? 계층? 계급? 이런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한계인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이번 단체행동을 보면서 가장 핵심적인 모든 문제를 다 관통하는 문제는 결국에는 차별 문제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난 수능 성적이 높으니까 수능 성적이 낮은 너희들을 차별하고, 특권의식을 가지고 차별하는 부분 같은 거요. 나는 서울에서만 계속 살았고 수도권 중심에 있어서 지역의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고, 관심도 별로 없다 보니 수도권과 지역을 차별하게 되고. 이번 단체행동 속에서도 전공의들과 교수들 관계에서도 위력 관계에 따른 차별도 있고. 공공재 논란에서도 남자만 의사로 그려진 것을 보면 성차별도 있었고요.

이 모든 것들이 좁게 보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사회구조 속 차별로 이어지는 문제라고 봐요.

또 ‘공공의대 게이트’ 하며 공공성을 얘기할 때 수능 점수라는 것도 부모 소득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음에도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공부할 수 있었던 내가 열심히 해서 의대와 의전에 입학한 정당한 것이고 수능 점수가 안 돼서 못 들어온 애는 못 들어오는 게 당연하다. 사실, 이 부분도 공정하지 않은 거잖아요. 좁은 시야로만 공정을 바라보는 거죠.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어 보니까, 차별의 문제 중에 이런 시야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 들었어요. 주변을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순간, 그게 차별을 문제시하지 않게 되는 같아요. 다양성, 다원화 이런 게 정말 가장 핵심 키워드인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성, 다원화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아직도 의대생들은 국가고시 때문에 억울해하고 화나 있어요. 그런데 아직도 ‘공공의대 게이트’를 믿고 입시에 유리한 환경과 현재 입시문제에 대해선 언급 없이 추천제로 들어와? 이거 너무 불공평이라고 아직도 얘기해요. 입시 결과만 공평하다고 생각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징검다리: 공감합니다. 능력을 갖추게 된 출발이 다른데 과정과 결과와 평가가 공정하다는 능력주의에 대한 문제의식과 돌아보는 게 너무 부족하지요. 의대, 의전, 의료 현장에서 불평등 구조는 없나요?

전공의: 불편한 진실을 보기 싫은 건지 안 돌아보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차별을 하면서 차별받고 있다고도 보아요. 그런 구조나 상황이 이해되는 면도 있고, 또 한편으론 피해 의식도 있고, 그래서 눈을 가리는 것 같아요.

다원화되어 있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성적, 돈처럼 서열화되어 있어요. 열심히 내가 공부해서 들어왔는데, 소위 조국 사태 때도 열심히 한 내가 피해자고 억울하고 그래서 누군가를 또 차별하고, 그러다 보니 다양한 시선을 접하기가 정말 어렵죠. 다원화되고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 게 맞는 거잖아요.

 

징검다리: 누구나 안 맞으면 다시 돌아가고 그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시도, 실수에 유연하지 않죠?

전공의: 교수님들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예전 우리 때는 쓸어 담았는데 너희 때는 참 힘들겠다. 의대생들이 더 들어온다고 하니까 너희들은 더 경쟁해야 하는 세대다. 나는 이미 벌 만큼 벌어 괜찮은데, 너희들은 이제 힘들겠다는 말들을 공공연하게 하세요. 정말 너무 실망스럽고 경악스럽기도 한데요. 그런 이야기를 의대생 때부터 들어온 친구들은 그 말이 당연하게 다가오고, 이제 400명 늘린다고 하니 불안할 수밖에 없는 거죠. 교수님들이 말하는 “너희들 경쟁자고 너희 희소가치가 낮아질 거야.” 이런 얘기와 분위기들이 많거든요.

심지어 어떤 유튜버는 “정부 정책 찬성한 사람들은 시험 말고 추천받아 들어온 애들한테 나중에 꼭 수술받아라~. 일본 같은 경우는 파업해서 몇천 명이 죽어가니까, 의사들이 무슨 얘기를 했을 때 정부에서 들어주는데, 우리나라 의사들은 물러서 정부한테 지는 거다.” 그런 뉘앙스의 말을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비윤리적이고 저런 말을 서슴없이 내뱉지? 싶은데 거기에 동조하는 의사, 교수들 댓글도 많아서 그런 글을 볼 때 마음이 가장 힘들어요. 경악스럽다가도 힘 빠지고 그래요.

 

징검다리: 아~ 함께 마음 나눌 사람들 없으면 힘드시겠어요. 집단 내 소수 목소리를 낸다는 게 어려울 텐데. 어떠세요? 두렵거나 그렇지 않으세요?

전공의: 네. 저도 두렵죠. 이번 단체행동에서도 협회, 단체 목소리만 중요시했죠. 저는 작년에 남미에도 갔다 오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마음도 편해졌어요. 1년 쉬며 요양 병원에서도 일 해보고, 일반 의원이나 2차 병원도 일하며 어찌 보면 충동적인 1년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이번에 조금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징검다리: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한 만족감과 자존감이 높아 보이세요. 동료들 보면 자기 선택에 대한 신뢰, 믿음, 자존감 등 어떤 것 같나요?

전공의: 주변을 보면 공부 잘하고, 성공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자기를 증명해야 하는 그런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성적과 실제 일하는 부분에선 차이가 크게 나고 결국, 사람에 대한 일이다 보니, 공부는 일등 했을지 몰라도 관계도 어렵고 업무 환경도 열악하고 36시간을 체력적으로 못 버티며 아~ 망했다! 하며 결국 전공의까지 못 가고 그만두는 사람들도 나오지요.

병원에서 인력을 더 많이 고용해서 지금 한 사람이 하는 일, 두세 사람이 나눠서 해야 해요. 그렇게 해도 주 80시간은 넘을 것 같지만(웃음), 그런데 병원에서는 인력을 추가로 고용할 생각도 없는 게 문제죠,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봐요.

 

징검다리: 과도한 노동이 문제니까 인력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까지 공공의대를 반대하는 걸까요?

전공의: 그러게요. 우리 병원의 일할 때 사실 부족하지 않냐~ 그러니까 늘리는 게 맞지 않냐? 라고 말하면 의사를 늘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하거든요. 물론, 그 말도 어떤 면에선 일리가 있긴 해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의사를 늘리는 거 이렇게까지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닐 텐데 싶어요.

의사를 늘려서 대학병원 인력 문제를 보충하며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렇다기보다 의사 수를 늘리면 개원했을 때 피부과 등 특정 의사가 많아질 거고 그러다 보면 의사들이 그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환자를 유인하는 진료를 할 거래요. 아~~~(한숨) 이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것 부끄러운 일인데, 오히려 그렇게 얘기하면서 이런 인력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거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의사 수는 충분하다. 다른 국가 봐라. 우리나라는 와서 금방금방 대학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고,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빠른 진료를 한다. 이 얘기했다, 저 얘기했다. 그런 상황이에요.

 

징검다리: 개원의는 전문직이자 자영업이라고 봐야 하고 병원에 소속돼서 일하는 의사는 노동자라고 봐야 하나요?

전공의: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전공의도 노동자가 맞죠. 노동자의 특성을 다 가지고 있죠. 그런데 그런 노동 환경에 대해서 요구하는 것이 어려워요. 생각해 본적도 많이 없고 행동해 본적도 별로 없고, 그러니 조직화하기도 어렵고.

 

징검다리: 혹시, 노동에 관한 생각은 어떤 것 같나요? 나는 전문인이지 노동자는 아니다. 이런 생각들이 있을까요?

전공의: 인력을 더 고용해 달라고 병원에 노동자로서 권리를 주장하기는 했지만 단체행동은 사실 단체 진료 거부이죠. 그리고 노동 자체를 긍정적인 의미로 뭐 사용해 본 적이 많이 없고 또 사실 노동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수련의부터 배우는 과정이고 평가받는 과정이기 때문에 내가 ‘이 노동을 너무 길고 못 하겠습니다’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나는 ‘일을 잘 못 해요’라는 어떤 고백인 면이 생기니까. 그런 구조인데, 위에 선배들은 야, 나 때는 더 심했어, 그것도 못 견뎌 이렇게 하는 시선이 있죠.

 

징검다리: 일하며 자신을 증명하고 검증해야 하니 상사격인 분들게 의견을 내는게 쉽지는 않겠군요.

전공의: 예, 맞아요 나 진짜 속으로 힘들지만, ‘이 정도, 이런 일은 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증명하고 싶은 게 강하죠.

 

징검다리: 코로나19로 공공의료, 공공의대가 더 주목받았어요.

전공의: 예방의학 인력이 너무 부족한 게 맞아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부족함과 대책에 대해서 국민과 관계자도 알게 됐기에 공공의료, 공공의대 필요성이 증명된 건데도 의료계 쪽에선 “지금까지 공공이란 말이 붙은 현실이 어떻냐며, 잘 관리 안 되지 않았느냐~ 이번에도 공공의대 만들면 질이 떨어질 거다. 자본주의 안에서 경쟁하는 것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라며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어요.

 

징검다리: 씁쓸하네요. 의료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겠다. 이런 대안이 있을까요?

전공의: 아~~ 진짜 어려운 문제인데요. 친구들이랑 우스갯소리처럼 나온 거긴 한데요. (웃음) 서울에 대형 3차 진료 기관에 명의분들이 집중적으로 많이 계셔서 많이 찾아가잖아요. 몇 달씩 기다리기도 하고, 그런 명의분들이 지방거점 의대에 계속 있는 건 아니고 몇 달씩 지내면서 로테이션으로 지방에 먼저 내려가면 좋겠다는 얘길 했어요. 그 명의분께 배우기 위해서 학생들이 따라갈 거고 그분한테 진료받기 위해 환자들이 갈 거고, 그런 식으로 인력이 유인되어야 하지 않냐. 사실, 2천만 원, 3천만 원 준다고 해도 안가거든요. 비단 의사뿐만이 아니라 모든 직종이 인프라가 부족하니까 내려가기 싫어하잖아요. 원하는 게 뭔지 유인책을 잘 생각해서 해야지 그냥 돈만 주고 몇 년 해라.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런 말들을 나눴어요. 유인책을 조사하고 지역사회에서 질 관리를 할 수 있는 것도 필요하겠고요. 그리고 어느 정도 의무복무도 필요하지 않을까도 생각하긴 해요 (웃음)

 

징검다리: 현재 도제식 의료환경 안에서 숙련되는 과정도 있기에 제도만으로 진행되는 것보단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공의: 맞아요. 교수님들께서 먼저 내려가 주셨으면 ~~(웃음) 의무복무에 대해선 나중에 위헌이 될 거다. 자율성을 침범하면 안 된다. 지금 이 시대에 무슨, 10년 강제복무가 웬 말이냐 하는데, 저는 오히려 이렇게 뽑을 때 지역사회에서 10년 동안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라고 취지를 밝히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지원할 테니까 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나? 이렇게 보기는 해요.

 

징검다리: 취지와 속성을 잘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어떻게 하면 이런 취지가 제도적으로 잘 안착할까요?

전공의: 소통이 잘되어야 할 텐데요. 의사가 의료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가 맞고 당사자의 목소리가 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집행부를 통해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어요. 그렇지만 이번 의정협의체처럼 의사가 결정하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의사가 의료 당사자이지만 의사만 의료정책을 결정하는 전문가는 아니고 시민사회 의료관계자, 국민 목소리도 더 많이 듣고 같이 의논해 나가야 하는데 이번에 말도 안 되는 단체행동을 해서 외면받지 않을까? 오히려 더 목소리를 듣지 않게 될 것 같아요.

소수의견도 들어보고 깊게 고민해보며 우리가 의료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소통하는 장도 많아져야 해요. 또 집행부도 관심 있게 잘 선출하고 계속 의견을 내는 과정들이 필요한데 사실 지금까지 잘 없었죠. 이런 민주적 절차가 없었다가 집행부가 단체 행동하자고 하니까 이유가 여러 가지겠지만 결과적으론 휩쓸린 터라 앞으론 소통하는 노력이 더 필요합니다. 물론 한순간 되지는 않겠지만 이번에 큰 경험을 했고 잘못했으니 열심히 하지 않을까요?

 

징검다리: 잘못이요? 어떤 게 가장 큰 잘못이고 뼈아픈 걸까요?

전공의: 정부 정책은 잘못된 부분도 많아요. 공공의대를 제대로 설립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민간 병원들이 약간 인력 충원인 면도 있고, 분야별로 화장품 전문가(웃음) 등을 비롯한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많고 반대의견은 가능하지만, 공공의료 자체에 대해서 이렇게 반대를 한 거요. 지금 코로나 시기라서 공공의료 필요성을 절감하고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아갈 수 있었는데 이렇게 제재 논의를 한 책임은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코로나처럼 공공의료가 더 필요한 상황이 생길 때 중환자실 확보해야 하는데 사립병원에서 중환자실을 비워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충당할 것이며, 사실 이번에 방역을 선방한 것이지 치료 자체가 아주 잘 이뤄졌다고 볼 순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지금 시민사회와 함께 더 공공의대에 대해서 얘기해야 할 것 같아요.

 

징검다리: 의료인들도 각성해야 하지만 이런 단체행동에는 외부요인과 내부요인도 있겠지요. 앞으로는 더 현실적인 목소리가 반영되고 의료 이기주의로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들리네요.

전공의: 맞아요. 의료 이기주의로 문제죠. 의료 이기주의가 실제로 있는 것도 맞으니까. 아~~(한숨) 그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고민스러워요.

코로나 이 시기에 중환자실, 필수 인력도 안 남기고 단체 행동한 것도 꽤 큰 문제잖아요. 물론 전공의가 빠져도 병원이 문제없이 돌아가는 구조라서 대학병원 책임도 크죠. 교수가 아닌 전공의들만 빠진 거니까. 교수님들, 다른 전문인력으로 병원이 돌아가는 건 맞지만 이런 코로나 시국에 그렇게 나온 건 문제인 것 같아요. 음~~~

공공성에 대한 목소리를 많이 좀 내주시면 좋겠어요.

 

징검다리: 공공성에 대한 목소리를 함께 내주셨으면 하는군요. 이번에 다양한 곳들과 연결되었나요?

전공의: 인의협 성명서를 낸 후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해서, 저희가 마중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의료인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폐쇄적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안에서는, 의협 목소리만 계속 울리고, 재생산되거든요. 아주 체감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분들이라도 의사들이 다 먹통은 아니야, 그래도 어느 정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어. 그냥 이 정도 생각한 위안을 받으셨으면…….

 

징검다리: 자격관리를 국가에서 하는 게 아니라 협회에서 하다 보니까, 협회 내에서 개별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울 거로 생각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전공의: 협회 내 강압보다는 어떻게 보면 내부고발자인 셈이니까요. 어떤 단체든 내부고발자는…. 어렵죠..(웃음) 전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이익 관련이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의견 내기가 어려움이 있긴 했죠.

저는 선호하는 과가 아닌 흉부외과를 지원하다 보니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병원에서도 개원후 첫 전공의이기도 해서 좀 나은듯하긴해요. 단체 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훨씬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듯해요. 학생들은 블랙리스트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징검다리: 의대생 국가고시에 재시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민 정서는 재시험이 쉬워보이지 않는데요. 단순히 시험을 본다. 안 본다. 이런 측면으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본질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안 되었죠?

전공의: 어떤 후배는 1년 유급을 하거나 시험을 보고 나서 불이익을 당할 것인지 아니면 소수자로 나를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 이렇게 저울질 해봤는데 소수자로 낙인찍혀 살아가느니, 자기가 시험 못 보더라도 활동 단체 안에서 살아가는 게 자기가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단체행동을 선택했다 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어떤 의대생은 정부 정책이 잘못했으니까 진짜로 열심히 반대 활동을 한 사례도 있고요. 공공의대 게이트라며 한쪽으로 편중된 자료들에 현혹되어 당연히 거부해야 하는 문제라고 휩쓸리는 일도 있고 다양해요. 나중엔 의학 전공의 협의회에서 배신했고, 우린 버림받았다. 이런 불신도 있어요.

농담반 진담반처럼 전공의들 사이에 우스개말처럼 내년에 인턴들이 진짜 시험 못 봐서 못 들어오면, 자기네는 일 안 한대요. 자기들도 그만둘 거래요. 인턴을 2년 해야 하는 거니까, 못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만큼 일하는 강도가 강한거죠. 대학생들 단체행동… (한숨) 그러게요. 자기들 잘못한 것에 대해서 뭔가 좀 성찰이 있고, 시험을 국민한테 기회를 받아서 시험을 보고 나면 가장 좋겠지만, 잘 될까요?

공공의대 게이트 얘기하며 ‘공정, 공정’ 너무 목소리를 내서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런 생각도 들고. ‘진짜 뉘우칠까?’를 생각해보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단체행동에 참여한 후배들과 이야기 나누면, 선배가 하는 뜻 알겠고 이해하는데, 자신들 생각엔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것 같고 의료정책이나 한의 첩약 급여 이런 것은 잘못된 것들로 단체행동한 거라고 해요. 저도 동의하는 면들 많거든요. 정부 정책에 동의할 수 없어서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단체행동에 참여한 거라고 해요. 비난만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본질은 그게 아니야. 네가 더 크게 봐야지.”라고 얘기했을 때는……. 다음에 더는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요.

 

징검다리: OECD 기준 의사 수를 많이 인용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공의: 저는 OECD가 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의료환경에 맞는 충분한 의사 수를 확보해야 하고요, 의사 수 확보보다 어떻게 배치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에요. 지역 의사들이 많이 부족하잖아요. 확충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야 하는데 OECD와 숫자로 단순 비교하는데, 숫자보다는 상황에 따른, 어떻게 된 건지, 어떻게 배치할 건지 고민이 필요하죠. 진짜 충분히 의료를 불편하지 않게 받을 수 있도록.

저는 의료 불평등에 가장 조금 더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 실제로 치료비가 없어서 아직도 진료 제대로 충분히 못 받는 환자들이 있고, 지방 같은 경우에는 진짜 의료 취약지가 있잖아요. 감기야 보건소에서도 진료 가능하지만, 중병이면 서울, 수도권에서 올라와야만 진료할 수 있으니까.

 

징검다리: 인구 대비 어떤 수준이 되면, 의료 불평등이 해소된 것 같다고 생각하세요?

전공의: 글쎄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의료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 같아요. 지금보다 숫자가 많아야 할 것 같고. 의사 수입도 고려지점이기는 해요. 지금은 고소득인데 어느 정도 의사 수입이 되어야 하나? 이에 대한 질문과 논의도 필요해요. OECD가 기준이라고 생각은 안해요. 의사 수는 늘어나야 하는데, 소득은 OECD 국가는 평균적으로 다른 직업에 두 세배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6배 정도라서 많기는 하거든요. 여기엔 보상 심리가 있기도 해요. 한 학기 천만 원 학비 내고, 이렇게 힘들게 일했으니까 많이 받는 게 당연하다 심리가 있거든요. 그럴수록 공부도 더 필요하고, 그런 것을 지원해주면 좋겠고요.. 우와~~ 이거, 이거 말하다 보니 문제가 진짜 심각한데요? 소득 격차에 따른 학업 능력 차이. 경쟁과 빈부 차이가 벌어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거 잘 모르겠네요. 되게 큰 질문 같아요.

 

징검다리: 의료계 문제만은 아니죠.

전공의: 소득 격차, 소득에 따라서 학업 능력이 서열화됐지만 학업 능력에 따라서 의사의 실력이 따라가는 건 아니라 다양하게 다원화된 방법으로 사람 뽑는 게 그래서 필요하고. 그래서 의사가 그래도 어느 정도 지적인 그런 걸 다 갖추고 실력이 있어야 하니까 그건 의사면허 시험으로 충분하도록 하면 될 듯한데요. 이게 보장이 될 수 있게 시험을 만들어야 하고, 그렇다면 믿고 진료받을 수 있게 해줘야죠.

이제 수능 성적으로만 뽑는 게 아니라,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다양한 능력으로 이제 뽑을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면접 논술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능력들을 볼 수 있도록 변해야해요. 공공의대도 나쁘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부정부패의 이용 안되도록 지원자 면면을 평가할 수 있도록 추천제도가 필요하겠죠. 봉사를 많이 했던 친구인데, 봉사의 삶을 살고 싶어서 의사를 하고 싶다면 충분히 능력을 인정해 줄 수 있었으면 하구요. 들어와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졸업이 어려워야 해요….외국 같은 경우 그렇게 하는데 우리나라 들어가기까지 힘들지 시험은 어렵지 않거든요.

 

징검다리: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요?

전공의: 저는 어떤 능력에 따라서 이렇게 사회자원이 차등적으로 배분되어야 하는지 제게도 질문해 보는데요, 의료 자체는 누가 뭐 더 많이 가졌다고 의료 혜택을 더 많이 받아야 하고 이런 건 아니라고 봐요. 빈부 격차가 있는 게 한쪽에 편중된 것이 문제지 우리 인류 전체가 먹고살기 너무 자원이 부족하고 막 그런 기술이 부족하고 문제는 아니라고 들었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굳이 누군가를 이겨야 하는 거 말고요. 너무 이상적인가요?

그동안 의료계 문제다. 단편적으로 보다가 이제는 조금 더 문제를 심도 있게 보려는 친구들은 많아지고 있어요. 잘못된 자료로 많이 빠지기도 하지만 전처럼 무관심하진 않는 게 다행이라고도 생각해요. 이번 기회로 사회 공부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다양한 사람과 사회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해요. 차별하지 않는 사회를 꿈꿔요. 차별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