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0.4도 밖에 남지 않은 기후위기 / 이창국 징검다리 상임이사
지난 4월 7일, ‘프랑스 와인농가들이 영하 5도의 한파를 겪으면서 포도나무 냉해를 막기 위해서 포도밭 고랑에 수 백개의 난로를 설치해 불을 피우고 있으며, 이탈리아 사과 농가에서는 영하의 날씨에 스프링클러를 가동해 사과나무에 얼음막을 입히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해당 지역의 농가는 최근 몇 년 동안 4월의 한파로 인해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 2월, 미국 남부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캔자스, 켄터키, 미시시피, 텍사스 주의 ‘선벨트(Sun-Belt)’ 지역의 기온이 영하 20도로 떨어졌다(평년 겨울 기온이 5~10°C이었다). 선벨트 지역의 가구들은 대부분은 난방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고, 사람들은 추위를 견뎌낼 겨울옷을 마련해두지 않은 상태였다. 텍사스에서만 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500만 가구 이상에 전력공급이 중단되었다. 3년 전인 2018년 8월 1일에 서울은 39.6도의 최고기온을 나타냈고, 같은 날 강원도 홍천은 41도의 최고기온을 보였다. 2년이 지난 2020년에는 54일간의 긴 장마 기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러한 일은 모두 기후변화 때문에 일어난 재앙이라고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재앙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다.
기후변화를 설명할 때에 얼마 전까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기후변화가 재앙 수준으로 다가오고 있는 최근에는 지구온난화가 아닌 ‘지구가열(global heating)’이라는 표현이 자주 보이기도 한다. 지구가열에 의한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서 국제사회는 1992년에 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을 채택했다. 하지만, 기후변화협약은 어떠한 의무 조항도 없었기 때문에 1997년에 ‘교토 의정서’를 채택하게 되었다. 의정서는 ‘55개국의 비준서가 기탁되고, 비준 국가 중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CO2 배출량의 55%이상을 점유하는 국가들이 포함되면 90일 후에 발효’하기로 하였다. 2005년 2월 16일에 마침내 발효되었지만,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한 미국이 2001년에 탈퇴하였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중국, 대한민국 등이 ‘교토 의정서’에 따른 강제 의무가 없어서 ‘교토 의정서’로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대체할 실효적 합의를 만들기 위해지속적인 논의를 해왔다.
마침내, 국제사회는 2018년 10월, 인천에서 개최된 제48차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를 전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합의로 승인·채택하였다.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를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내에 억제하지 않으면 기후변화가 재앙 수준으로 다가올 것이며, 인류가 견뎌내기에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될 것이며, 인간을 위협하는 각종 질병이 대유행을 할 것이고, 물과 식량의 대량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1.5도 이내 억제를 위해서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의 CO2가스 방출량을 줄여야 하며, 2050년까지는 CO₂ 배출과 흡수가 서로 완전히 상쇄되는 이른바 ‘Net-Zero’ 배출(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2018년 8월부터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위기 앞에서 미래가 없는 자신이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를 주장하면서 매주 금요일마다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석 시위를 벌였다. 그의 목소리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을 뜻하는 해시태그 ‘#FridaysForFuture’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그 울림은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도 전해져, 2019년 9월 27일 금요일 기후파업을 통해서 자신들에게 다가올 기후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후행동을 당장하라고 시위를 벌였다. 다가올 기후재앙으로 인해 자신들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멸종 저항』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적 노력을 강제했다. 그들은 드론을 띄워 런던 히드로공항의 비행기 이착륙을 방해하겠다고 했었다. 실제 그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후재앙으로 인해서 미래에 자신들의 생존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불사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올해 4월21일, 미국 재무부장관 ‘재닛 옐런’은 2035년에 탄소중립 달성을 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유럽연합은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해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40% 감축에서 상향조정하여 55%이상 감축하기로 하였다.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도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정해놓고 ‘한국형 그린 뉴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형 그린뉴딜은 『글로벌 그린 뉴딜』에서 『제러미 리프킨』이 제안한 내용과 상당히 다르다. 제러미 리프킨은 그린뉴딜을 제안하면서 노동자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기초단위로부터 그린뉴딜을 수행할 거버넌스(책에서는 ‘어셈블리’라고 표현하고 있다)의 역할의 중요성을 힘주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한국형 그린뉴딜 사업’은 정부와 대자본 주도의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농업을 파괴하고, 산을 파괴하고, 갯벌을 파괴하고 있다. 파괴한 자리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있다.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도시까지 너무도 먼 곳으로부터 눈물을 타고 흐를 송전선을 따라서 공급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자본의 먹거리로서 한국형그린뉴딜로 인해서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으며,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도시의 벽면과 지붕, 도로, 주차장 등을 빼곡하게 채워야 할 햇빛발전을 위한 장치는 보이지 않는다. 대도시로 공급될 물량을 쌓아두고 있는 거대한 물류창고의 지붕에도 햇빛발전을 위한 장치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0.4도를 어떻게 제어해야 할까? 도덕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경제도 정치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가열지구에서 멸종으로 달려가게 될 것이다. 2022년에 고시될 새로운 교육과정을 통해서 멸종위기에서 자신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후위기가 모든 교과에서 매우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우리의 사고를 바꾸고 생활방식을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면 기후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경제성장을 바라는 방식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후위기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돈, 자본을 위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