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부동산투기 공화국에서 벌어지는 오징어게임, 더깊은 민주주의로 대전환할 때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윤우현 상임이사

부동산투기 공화국에서 벌어지는 오징어게임, 더깊은 민주주의로 대전환할 때다.

-웰컴 세대를 위한 변명


윤우현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

정말 충격적이다. 도적놈들이 따로 없다. 7년퇴직금으로 50억을 받은 놈이나 준 놈이나 모두 비정상이다. 아직도 대장동 사건은 빙산의 일각만 드러났지만 내눈에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민간개발업자(투기꾼)들이 특권층(국회의원, 판사, 검사 등)과 짜고 친 고스톱인 것으로 보인다. 투기개발업자들이 성남시의회(당시 새누리당이 다수) 등 정치권과 함께 집요하게 민간개발을 추진했으나 인허가권을 갖고 있던 성남시(당시 이재명 시장)가 공공개발 50%를 요구하자 타협을 하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 과정에서 공공개발이익은 그대로 환수되어 시민에게 돌아갔지만 당시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수천억원대 폭리를 취한 민간개발이익은 제대로 환수되지 못하고 ‘특권층’과 나눠먹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투기의혹에 이어 대장동사건을 살펴보니 한국은 부동산투기 공화국이 맞다. 그리고 아파트 값이 왜 그리 비싼지 알 것 같다. 결국 부동산투기·부패세력이 사전정보를 이용하여 개발예정지 주변 땅투기를 하고, 또다시 민간개발방식을 이용하여 그렇게 중간에서 떼어먹고, 나눠먹기를 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두 사건을 통해 부동산 광풍의 몸통이 드러난 먼큼, 일정규모 이상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은 전면 공공개발을 통해 투기세력을 완전히 뿌리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익을 전액환수하여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는 특단의 방안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전세계적으로도 이미 부동산문제는 경제붕괴의 뇌관이 된지 오래다. 2008년 미국이 부동산 모기지론 버블로 인해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경제공황이 발생하였고, 일본에서도 부동산버블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경제붕괴 현상이 발생하였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99%의 시민들에게 전가되었고, 이로 인해 미국사회에서는 1대99의 불평등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성찰과 함께 ‘월가를 점령하라’는 신자유주의 반대운동이 전개되기도 하였다. 또 독일 베를린에서는 독일 통일 이후 신자유주의 공공주택 민영화 정책으로 시가 갖고 있던 공공주책을 민간 부동산회사에 팔아넘긴 이후, 월세가 폭등하였다. 그러자 시민들은 ‘주민투표운동’을 통해 3,000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부동산회사의 주택을 베를린시가 강제수용하여 주민들에게 싼값에 제공토록하자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56.4%, 반대 39%)

이쯤되면 한국사회도 부동산 거품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 경우,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겠는가? 이제 우리도 시민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더 늦기전에 독일처럼 주민투표를 통해서라도 개발이익·투기이익을 강제몰수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살고 나라가 산다.

우리사회의 부동산 광풍은 ‘오징어게임’을 그대로 빼박았다. 세계적인 화제라고 해서 뭔데 이리 호들갑인가 싶어 드라마를 보았다. 우선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 빚잔치에 허덕이던 보통사람들이다. 그들이 빚잔치에서 벗어나려고 돈독이 올라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상황설정에 대해서도 슬픈 공감이 생겨났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도시근로자 평균 월간 순소득(평균소득-평균지출)이 148만662원인데, 서울에서 아파트(평균 10억9993만원)라도 한 채 장만하려면 외벌이 가장은 평균 61.9년 걸린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도 허리띠 졸라매고 저축해도 30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평생 빚잔치를 하고 하우스 푸어로 지내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사회가 되고 말았다. 그 배경이 되는 부동산 광풍을 들여다 보면 G7회의에 초대되는 나라에서 왜 아직도 OECD 국가들중 자살률1위(청소년은 10위)인지, 노동시간도 20여년간 1위를 해야만 했는지 거듭 확인하게 된다.( 2019년에는 3위) 게임은 이처럼 사회적불평등이 극도로 악화된 우리사회의 모습을 패러디하고 있다.

어디에도 456이라는 숫자에 대한 설명이 없지만, 미루어 짐작컨대 어떻게든 던져도 4,5,6이 나오는 사기 주사위 게임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설득력있어 보였다. 양극화된 사회, 더나아가 신분제처럼 고착화되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구조를 상징하는 것으로 설명해보니 앞뒤가 맞는 것 같다. 어떻게 해도 게임 참여자들이 지는 게임, 사실상 게임관리자들이 좌지우지 하는 그들만의 리그, 1등만 살아남는 더러운 세상, 헬조선의 자화상인 듯하다. 1대99의 불평등 사회, 학벌중심 스카이 캐슬이 떠올랐고, 세계적인 불평등 현상이 ’오징어게임‘에 대한 공감의 배경일 것이라고 나름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또한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전통놀이들이 공정한 게임원칙으로 운영되지만 결국 1명만 살아남는 불공정, 불평등 게임이었다는 사실이 우리나라 입시경쟁을 떠올리게 하였다. 그들만의 부모찬스 리그는 따로 있는데, 배타적인 입시경쟁에 허덕이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오징어게임 참여자들과 오버랩 되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릴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국의 전통놀이가 배타적인 무한경쟁의 도구로 활용되었었다는 점에서 매우 뒷맛이 씁쓸했다. 앞으로 마을에서 민속놀이를 가르칠 때는 협동게임으로 가르쳐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으니 오징어게임의 충격이 컷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동산공화국의 오징어게임은 심각한 능력주의의 폐해를 실감케 한다. 부동산투기설계자들은 생활고에 허덕이는 모든 이들에게 생존게임에 참여하도록 제안한다. 그들은 공정한 게임을 만들었으니 능력이 있으면 대박을 칠 수 있다고 유혹한다. 게임참여자들은 능력껏 대박을 꿈꾸며 생존게임을 펼치지만, 결론은 정해져 있다. 몸통들이 단물 다 빨아먹고 남은 찌꺼기들중에서 하나라도 건지려고 인생을 건다. 그것이 능력주의의 본질이다. ’한국인이 기꺼이 참거나 죽어도 참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단 ’한국의 능력주의‘라는 책을 읽다가 믿기힘든 통계를 발견했다. 1981년부터 2020년까지 40년간 세계사회과학자들이 참여하고, 4~5년 마다 결과를 발표해온 세계가치관 조사의 결과(6차 2010~2014)를 보면 매우 충격적이다. 소득이 평등해야 하나, 아니면 (노력 등에 따라) 차이가 나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경우, 평등 23.%, 불평등 58.7%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독일(평등 57.7%, 불평등 14.6%), 미국(평등 29.6%, 불평등36.2%), 중국(평등 52.7%, 불평등 25.8%)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의 능력주의에서 글쓴이는 “한국에서 벌어진 공정성 시비의 절대다수는 결과가 불평등헤서가 아니라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불만에서 비롯되었다.”다고 하고, 한국사람들은 특히 청년들은 과정만 공정하면 결과의 불평등은 별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러한 한국의 능력주의는 과거제도부터 시작된 신분제사회의 오래된 지배 이데올로기였고, 지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왜곡된 능력주의에 깊이 빠져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산이 높으면 골리 깊다고 했던가. 이대로는 안된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은 모두를 불행으로 이끌 수밖에 없다. 능력주의를 극복으로 길은 더 깊은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다. 당장 오징어게임을 멈추고 더깊은 민주주의로의 대전환을 향해 한걸음씩 전진해야 할 때다. 그 마중물이 교육대전환이었으면 한다.

또한 교육대전환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시대의 어려움과 변화에 겁먹기 보다는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가 되기를 바란다. 오징어게임같은 헬조선에서도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민주주의를 향한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웰컴, 신인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