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을 위한 식탁 / 민진옥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영화위원회 정기상영:
두 사람을 위한 식탁:진행:민진옥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어떠한 식탁일까?라는 상상을 하며 골랐던 이 영화는 따뜻한 결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뒤엎은 영화였습니다. 극 중 엄마 상옥의 대사처럼 “니가 왜 그랬을지 수 백개의 시나리오를 써봤는데 지금 네가 말한 각본은 참 뜻밖이네“인 영화였습니다.
항상 삶의 정체성, 나는 무엇인가, 나는 사회에 필요한 존재인가라는 고민을 하며 살아온, 엄마 상옥은 젊은 시절에는 사회운동, 딸을 키우면서는 대안학교에 헌신을 하였습니다. 딸 채영은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려는 주체적 의식을 갖고 있으나 엄마와는 태어났을 때부터 쭉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도 없었고 본인의 엄마만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채영은 내가 필요 없는 엄마, 나는 어디에도 필요하지 않은 사람일까라는 생각에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음식 섭취를 통제하고 이는 거식증으로 이어집니다. 상옥의 엄마, 채영의 외할머니는 또한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아들을 낳아야만 존재가치가 있는 여성, 속에서 억눌린 고통에 40년간 음식 토하기를 겪어왔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모녀의 갈등을 넘어선 외할머니·엄마·딸로 이어지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들이 사회에서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택할 수밖에 없었던 서로 다른 방식과 그 고통을 드러냅니다. 서로 간에도 상처를 주었고 시간이 많이 흘러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지만 관계는 평행선을 달리듯이 서로의 고통 속에 지나간 시간을 탐구하지만 서로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둘은 식탁에 서로 같이 앉아 대화를 하지만, 공감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어렵게 시작된 대화를 통해 화해의 가능성을 보이며 엔딩 크레딧 노래만이 그동안 눌러두었던 감정을 폭발시킵니다.

영화를 보고 난후, 우리 모두는 딸과 엄마이기에 내 삶의 이야기가 끝이 없이 펼쳐졌습니다.

홍샘은 젊은 시절 자신의 삶에 몰두하느라 딸을 충분히 돌보지 못했고, 그 결과 딸과의 관계가 오랜 시간 악화되었는데, 딸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와 갈등 속에서 함께 살고 있으며,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했습니다. 영화를 보며 영화 속 모녀처럼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완전한 화해는 아니더라도 관계 회복의 가능성을 남기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세대 간 반복된 상처와 갈등 속에서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다고 했습니다.

윤샘은 영화를 보며 육아와 경제활동을 모두 해내야 하는 한부모 가정의 어려움이 느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한부모 가정 지원이 거의 없었고, 현재는 많이 늘어난 편임입니다만, 그러나 여전히 사회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이샘은 여성 노동운동가들의 삶과 한계를 안타까워했습니다. 노동운동을 했던 여성 운동가들은 대부분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왔다고 지적합니다. 그 결과 삶이 더 척박해지고, 아이와의 관계를 돌보기 어려워져 아이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채영이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단단하게 성장한 모습에 감탄했어요. 딸이 “엄마를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대화는 유지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채영이 호주에서 음식과 공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는 교류를 하는 등, 또래들과 달리 내면이 성숙하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이러한 단단함과 야무짐은 엄마의 성향을 닮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영화를 보며 진정한 경청은 듣는 동안 평가하거나 말할 준비를 하지 않고 온전히 공감해주고 받아주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강샘은 “너무 자신 내면으로의 여행을 깊이 떠나서 몰입하는 그래서 이 주변의 상황이나 이런 것들이 잘 읽히지 않는, 30년 차이를 둔 두 여인 쌍둥이를 보는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이 막 들어서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 엄마는 지금 84세고 제가 60이고 저희 딸이 30이에요. 딸이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데 굉장히 요즘에 좀 마음이 복잡하거든요. 비슷한 요소들도 좀 있고 또 완전히 반대인 요소들도 있는데 그 식탁에서 제사를 지내면서 어떤 그런 거를 승화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저는 오히려 들었어요. 굉장히 좋았고 우리 엄마나 딸을 내가 기존에 생각했던 어떤 편견이나 이런 거에서 벗어나서 그 입장에서 다시 봐야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좋은 영화 감사합니다.”

정샘은 “참 자연스럽게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심각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도 한때는 막 뭔가 배우고 열심히 하고 내 인생을 어떻게 조금 더 효과적이고 더 나은 나를 만들어 볼까 하는 그런 때가 있었어요. 언제나 최선을 다했는데, 어떻게 보면은 그 엄마도 그 자기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고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거죠. 그러면서 자식은 밀려나 있고 ..딸이랑 적당한 간격 또는 적당한 친밀감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는 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그때그때 감정을 정리해야하는데 너무 오래 쌓이면 어려워요. 저도 딸이 있어 가끔 너무 의존해서 힘들었던 때도 있었고, 지금은 제 인생을 최선을 다해서 살려니까 복잡하고 힘들어요. 모두들 너무 열심히 살지 말고 좀더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최샘은 열심히 살아온 엄마의 삶을 조명하며, 그 노력에 대한 위로와 존중을 전합니다.
딸은 매우 섬세하고 정성스러운 태도로 음식에 임하는 모습에서 삶의 희망과 위로가 느껴집니다. 딸과의 관계에서 오는 우울감과 소통 단절을 털어놓으며, 모녀 관계가 때로는 서먹하고 단절되기도 하며, 때로는 진심 어린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인정하며, 각자의 삶을 긍정하는 현실적 자세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힘든 삶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엄마와 딸의 모습을 통해 모녀 관계의 복잡함과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삶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박샘은 상대에게 다가갈 때는 말뿐 아니라 자연스럽고 정성 있는 방식(예: 음식, 식물 가꾸기) 등등으로 편안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말이 아닌 행동과 예술적·정서적 방법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치료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봅니다.상대가 변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고 훈계보다 관계를 아름답게 맺으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조심해야 될 부분은 어떤 그 존재 자체에 대한 어떤 인격에 대한 그 모독이나 그거에 상처받지 않는 그런 선에서 받아들이고 또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조언을 해주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렇듯 있는 그대로 서로를 따뜻하게 품어주면 내가 바라는 것을 말로 표현하거나 어떤 요청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시기가 오고 각자의 삶을 잘 살아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과 딸과의 관계, 그리고 영화 속 모녀 이야기를 연결해가며 성찰해가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