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학력저하 개선 위해 불가피한 일제고사? / 이창국 동부교육시민모임 대표

인터뷰 일시 : 2019년 4월 15일 14:30

인터뷰 자 : 윤나리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교를 은퇴하고 이제야 정치적 시민권이 생겼습니다. 교사는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으니까요, 정당에 가입을 하고 지금은 동부교육시민모임에 대표로서 민주시민교육, 생태환경교육, 혁신교육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교육부가 내년 3월부터 기초학력 미달을 학생을 파악하는 진단평가를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시도교육청들과 상의없이 갑자기 이런 발표를 한 데에는 어떤 상황들이 작용했을까요?

기존의 학업 성취도 평가는 전국 모든 학교가 같은 날, 같은 시험문제로 평가받는 일제고사였습니다. 기존 학업 성취도 평가는 학교별로 미달자를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학교 간 경쟁을 부추기고 그에 따라 학교교육과정에 무리수가 생기며 교육과정이 파행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정상적인 교육이 아니기에 여러 교육단체 등에서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했었습니다.

이번 문재인정부가 일제고사를 부활시킨다고 했을 때 전교조에서 엄청나게 반대를 했습니다. 일제고사의 본질은 학교경쟁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는 학교에 자발성을 주겠다며 일제고사 문제를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것과 학교에서 만든 것으로 선택해서 사용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리 간단치는 않습니다. 학부모들이 공신력을 이유로 학교 자체적으로 만드는 문제보다 교육청 문제를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교사들이 문제를 만들어서 사용할까요? 결국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문제를 사용하게 될 겁니다.

혹시라도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그에 따른 진정성이 있다면 모를까, 일선 교사들과 유초중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시도교육청 의견을 묻고 수렴하지 않는 정부에 의문이 생깁니다.

 

Q. 정부가 제시한 기초학력향상 방안에는 ‘시험을 많이 보면 학력이 상승한다’는 논리가 뒷받침된다고 보여지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생들은 시험을 보면 성장할 것이다’ 라는 논리인데요,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자유학년제와 자유학기제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학부모가 동감하고 노력한다면 아이들의 성장과 경쟁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경쟁시스템으로 구축되는 모든 교육시스템은 폐기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달인 학생들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은 필요합니다. 교육청에는 ‘학습상담사’라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위해 상담을 해주고 개선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예산상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제가 재직 당시, 학교에서 2명을 초빙하여 1학기 10명, 2학기 10명, 총 20명 정도를 케어했었고 실제로 학생들은 많은 부분 도움을 얻어 개선되었습니다.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것은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찾아내고 원인을 찾아서 그것에 맞는 대처와 극복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학습상담사가 학교에 상주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드는 것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보여지고, 기초학력미달은 전수조사가 아닌 표집조사를 해도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됩니다.

 

Q. 경쟁위주의 교육제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가장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회가 변해야 합니다.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대학을 꼭 가야 된다는 인식이 옅어지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엄청나게 변할 것이며 노동소외를 통한 인간성의 상실이 다가올 것입니다. 적어도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에 대해 학생, 학부모, 일반시민들이 알아야 하고, 우리가 어떻게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인간으로서 살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토론이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경쟁으로 아이들을 몰고가는 방식이 아니라 미래에 필요한 요소들을 발견하게 하고 몸으로 습득하는 교육, 그것을 통해서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 교육을 한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징검다리에서 내일(4월 16일) 기초학력을 주제로 토론을 하는데 상당히 기대됩니다. 기초학력 문제가 우리나라에 전체적으로 화제가 될 수 있는 정도의 사회가 된다면 우리사회는 굉장히 성숙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학생을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하기 위해선 결국 돈이 필요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공감과 현장에서 고민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